오늘은 국내에 3개나 있는 타이어 제조사 중에서 넥센타이어가 렌탈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 글을 써보고자한다.
필자는 2008년 넥센타이어에 입사하여, 2015년 신사업 TFT에서 렌탈 비지니스를 론칭했는데요.
2015년 ~ 2022년까지 8년간 운영을 하다 2023년에 넥센을 퇴사해 현재는 넥센타이어 렌탈 접수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재직하는 동안 시스템 구축, 3번의 운영안 수정, 렌탈 총괄 파트장까지 역임했는데요.
왜? 넥센타이어가 렌탈을 시작했는지 이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쓰려고합니다.
1. 넥센타이어가 렌탈을 시작한 이유
넥센은 국내 타이어 3사중 국내 M/S 3위, 글로벌 매출액 기준으로도 3위입니다.
제가 입사할 때 양산, 청도(중국) 2개 공장 체제에서 현재 4개 공장(양산, 청도, 창녕, 체코)으로 규모가 늘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3위로 위치 변화가 없습니다.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한 방법은 2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소비자 접점 확대 : 자사 제품을 취급하는 판매점 증대
- 브랜드 인지도 상승 : 광고, 홍보를 통한 브랜드 신뢰도 증대
2가지 방법 모두 국내 매출액을 봤을 때 넥센은 공격적인 투자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브랜드 인지도의 경우 넥센히어로즈 네이밍 스폰서에 참여한 10년간 많이 올라갔지만,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상황입니다.
판매점 증대의 경우 타이어 매장의 확대는 곧 시설 투자 확대로 이어집니다.
타이어 매장 1개 개설에 시설물, 장비 지원만 1억 가까이 들어갑니다.
즉 비용 대비 효율로 볼 때 기존 시장 확대 전략으로는 3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TFT에서도 자사가 3위를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여러가지 고민을 했는데요.
타사와의 채널 & 광고비 경쟁은 효과가 없어 보였습니다.
넥센은 타개책으로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방식을 선택했는데요.
결제 방법의 차별화 방법으로 렌탈을 선택했습니다.
렌탈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3가지가 있는데요.
- 고객 정보 획득 : 최대 3년간 고객 접점 생성
- 판매 가격 상승 : 대리점 납품 가격보다 높은 판가 달성
- 新 판매 채널 확대 : 기존 유통망에서 벗어난 판매 루트 개척 가능
위 3가지 요인 외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요소가 있는데요.
바로 " 타이어 교체의 판을 바꾸자! " 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경쟁사와 출혈을 감내한 채널 확대 경쟁, 효과가 확실치 않은 광고 경쟁으로는 판을 바꿀 수 없습니다
새로운 판을 직접 만들고, 경쟁사와 싸우는게 아닌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여 니즈에 맞춘 제품을 지속 공급하는 것!
이게 제가 생각하는 넥센타이어가 렌탈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2. 넥센타이어 렌탈의 판을 바꾸기 위한 노력
1) 2015년 론칭
2015년 9월 첫 론칭은 단순한 결제 방법의 변경만 있었습니다.
패턴(등급), 사이즈에 따른 일시불 가격을 계약 기간동안 분할하는 장기 할부의 형태였습니다.
가격 구조를 보면 2가지인데요.
- 시중 판매 가격과 유사한 1, 2, 3년 할부 형태의 기본 가격
- 엔진오일 3회 무상 교체
타이어 + 엔진 오일 교체가 결합된 형태였는데요.
단순 타이어 교체가 아니라서 시중 가격보다는 많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엔진오일 교체 비용을 감안하면 비슷한 수준)
제휴 카드사와 결합한 청구 할인 혜택 적용
2가지 세일즈 포인트로 운영했지만,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 가격 안내가 어려움 : 사이즈를 모르면 가격을 알 수 없음
사이즈와 연계된 가격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게 되는데요.
기존 판매 루트인 오프라인은 상관이 없지만, 비대면인 온라인, 홈쇼핑 등은 가격부터가 난관이었습니다.
2) 등급, 인치별 가격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복잡한 가격표를 줄여서 접근성을 높이는 변화를 주는데요.
타이어를 성능과 가격에 따라 등급으로 나누고, 사이즈는 인치로 통합을 진행하였습니다.
- 등급 : 최고급형, 고급형, 기본형
- 인치 : 12, ,13 14, 15, 16, 17, 18, 19, 20인치
등급, 인치별 가격은 내 사이즈의 인치만 알면되는데요.
가격표는 기존 16장에서 2장으로 간소화 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가격 접근성이 어려웠어요.
3) 등급별 가격
2022년 ~ 현재까지 이어지는 가격 체제로 변화를 시켰는데요.
인치에 상관없이 등급별로 가격을 통합한겁니다.
내부에서 반발도 많았는데요.
최고급형의 경우 16 ~ 20인치까지 운용되는데요.
가장 적은 16인치와 20인치의 일반 가격은 2배 가까지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이걸 동일한 가격으로 묶어서 시장 가격과 괴리가 생긴다는 이유였습니다.
자사 제품을 사고자 하는 고객이 가격을 쉽게 알게 할 것인가?
시중 가격과의 균형을 유지할 것이냐?
전자를 선택해서 지금의 등급별 가격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3. 등급별 가격을 선택한 이유
등급별 가격 체계까지 제가 재직 중 바꾼건데요.
등급별 가격을 선택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소비자의 타이어 구매시 고려 사항 1위는 가격입니다.
가격을 알아야, 그 다음 서비스의 차이를 고민합니다.
가격 접근성이 높아야 다음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요.
온라인, 홈쇼핑에서 이런 문구 보셨나요?
차종, 사이즈 상관없이 월 20,000으로
최고급 컴포트 타이어 4개 교체!!!
직관적인 문구로 가격을 알릴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한거죠.
단점도 물론 있습니다.
기존에 이익을 많이 보던 고인치 타이어의 이익이 줄고, 저인치는 늘죠.
그런데 고인치는 많이 팔리고, 저인치는 안 팔리게 됩니다.
여기저 주목할 점은 타이어의 추세입니다.
국내 타이어 시장은 이미 고인치가 대세입니다.
4. 앞으로 바라는 점
제가 퇴사하고 2년이 지났지만, 변화가 없습니다.
가격 체계, 서비스에서 기존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분명 2년간 뭔가 소비자 니즈가 있었을텐데요.
현재 넥센타이어 렌탈을 가지고 소비자를 직접 대면하는 입장에서 볼 때는 위기 상황입니다.
전체 국내 타이어 유통 점유율에서 이제 3~4%대의 성장에 만족하는걸까요?
넥센타이어렌탈을 이용한 고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중 의미 있는게 하나 있습니다.
Q. 현재 선호하는 브랜드를 선택하세요.
A. 넥센타이어가 70% 이상
즉 렌탈을 경험한 고객의 브랜드 선호도는 시장의 판단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2015년 9월 타이어 시장의 판을 바꾸기 위해 시작한 넥센의 타이어렌탈!!
10년 동안 의미있는 고객들의 소리와 니즈를 반영해서 지속적인 혁신을 기대합니다.